내비게이션 이용 패턴이 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 내비 어플의 이용은 늘고, 차량용은 줄어 들고 있다. 내비 어플 중 T map의 위세는 더 커지고 있고, KT내비와 U네비의 통합은 부정적 결과로 가고 있다. 고객 만족이 왜 중요한지는 이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동통신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05년 이래 연 2회씩 실시해 온 이동통신 기획조사의 제 26차 조사(2017년 10월 실시, 표본 규모 37,174명)에서 운전자(20세 이상)에게 내비 어플의 이용과 만족에 관해 물었다.
주로 사용하는 내비 어플은 응답자의 과반(55%)이 T map이라고 답해 선두를 차지했고, 그 뒤를 카카오내비(18%), 네이버 지도와 원내비(각각 9%)가 따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T map은 7%p가 증가해 시장 장악력이 더 커졌고, 카카오내비와 네이버 지도는 1%p~2%p의 미미한 성장을, KT와 U+가 합쳐 새로 만들어진 ‘원내비’는 합치기 전 19%의 주사용률(KT 13%, U+ 6%)이 1/2 이하인 9%로 감소했다. KT와 U+는 통합 이후 고객의 1/2이상을 잃었고, 그 대부분은 T map이 차지했다.
T map 이용률 증가는 SKT 가입자에게만 무료로 제공하던 것을 16년 7월부터 모든 통신사 사용자에 개방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선도기업의 고객 지향적인 결정이 다수의 타사 불만 고객을 끌어들였다.
T map의 독주 이유는 내비 어플 사용자의 단일 어플 사용률과 고객만족률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내비 유저의 62%는 하나의 어플만을 이용하는데 T map은 이러한 단독 사용률이 70%로 가장 높았다. 이는 T map 이용자 중에는 T map 하나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유저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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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 만족률이다. 지난 16년 하반기 결과와 비교하면 T map은 유일한 80%대로 높은 고객만족률을 유지했다. 카카오내비와 네이버 내비는 만족률이 각각 5%p 하락(76%, 74%)했으나 여전히 7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원내비는 통합 이전의 평균 만족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54%). 이 결과는 왜 원내비가 통합 후 고객의 1/2이상을 잃고 그들의 대부분이 T map을 선택했는지, 카카오내비와 네이버 내비는 높은 만족률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는지 보여준다. 낮은 고객 만족률은 고객을 잃게 만들고, 높은 고객 만족은 고객을 지킬 수 있게, 높은 고객만족에 큰 혜택을 더해주면 고객을 이끌어 올 수 있게 한다.
최근 내비 어플은 차량용 내비를 넘어서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체구간 안내,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 적용, 차량 추돌경보 등 앞다툰 신기술 적용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 어플이 차량용 내비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르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연결이 둘을 따로 분리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적용 방식에 따라 내비게이션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어떤 서비스든 소비자 친화적이 아니면 도태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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