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자는 데이터 로밍보다는 와이파이 라우터(포켓 와이파이)와 현지 USIM을 점점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와이파이 라우터와 현지 USIM이 싸고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다. 요금 인하만으로는 데이터 로밍의 하락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이동통신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2018년 4월 실시)에서 1년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1,762명이 가장 많이 활용한 스마트폰 데이터 서비스는 ▲와이파이 라우터(35%)였고, ▲데이터 로밍 20%, ▲현지 USIM 19%로 그 뒤를 따랐다[그림1-1]. 와이파이 라우터 이용률은 6개월 전(17년 하반기)에 비해 8%p 증가해 데이터 로밍과의 차이를 빠른 속도로 벌려가고 있다. 현지 USIM은 이용의향률 25%로 데이터 로밍(18%)보다 높아 멀지 않아 데이터 로밍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로밍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은 요금은 높고 만족도는 낮기 때문이다. 데이터 로밍 요금은 와이파이 라우터의 2배 이상이면서, 만족률은 36%로 ▲와이파이 라우터(70%)와 ▲현지 USIM(69%)의 절반 수준이다.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이 비싸서’(70%), ‘잘못쓰면 요금 폭탄이 우려돼서’(47%)를 많이 들었고, 와이파이 라우터와 현지USIM은 ‘신경 쓰는 것(라우터 수령 및 반납, USIM 발급 등)이 귀찮아서’(52%)였다.
<그림1> 해외 유료 데이터 서비스 이용 및 만족률
여행자들의 여행 중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해외 여행 중 과반수(52%)는 전화(음성통화)를 걸지도 받지도 않았고, 5명 중 1명(18%)만이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그림2-1]. 스마트폰은 음성통화 보다는 ▲검색(64%), ▲길찾기(64%) 등 정보를 얻는데 쓰였고,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메신저(48%)를 사용했다[그림2-2]. 해외여행 중 음성통화의 중요성은 줄고, 메신저 등 데이터 이용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요금이 저렴하지 않으면 선택 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림2> 해외 방문 시 음성통화 및 데이터 이용
최근 이동통신 3사는 정부의 통신료 인하 정책에 따라 데이터 로밍 서비스 요금제를 개편하고 있다. KT가 가장 먼저 데이터 로밍 패킷당 가격을 인하했고, SKT와 LG유플러스도 나름 인하에 나서고 있으나 소비자가 선뜻 데이터 로밍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소비자 마음 속에 있는 ‘로밍 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비자 편익 없이 요금인하만으로 고객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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