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여행 지출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No 재팬` 영향으로 일본여행이 격감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전체 해외여행 지출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여행도 반사이익 없이 하락해 여행관광 산업 전반에 찬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16년 매주 300명-연간 14400명, 17년 이후 매주 500명-연간 26000명)에서 향후 1년간 여행관련 소비지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국내와 해외로 나누어 묻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여행비 지출의향`은 향후 1년간 여행관련 소비지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물었을 때 `늘릴 것`(매우 또는 약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다.
■ 여행비 지출의향 하락 추세 지속
여행비 지출의향은 두 차례의 장기휴일(5월 징검다리 연휴, 10월 추석연휴)이 있던 2017년 급상승했다. 해외 43.2%, 국내 38.5%로 2016년 대비 각각 4.9%포인트(p), 2.8%p 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림1]. 그 다음해인 2018년에 해외는 42.3%(-0.9%p)로 전년수준을 유지한 반면, 국내는 36.0%(-2.5%p)로 하락해 2016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아직 2019년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1월~10월까지의 조사결과를 보면 올해 해외여행비 지출의향은 39.2%로 전년대비 3.1%p 떨어졌다. 하락폭이 지난해(0.9%p)의 4배 수준이다. 한편, 국내여행비 지출의향은 34.5%로 1.5%p 감소해 작년 2.5%p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림1] 국내 및 해외여행비 지출의향
■ `No 재팬`이 찬물 뿌린 해외여행 심리 회복 안 돼
2019년 결과를 월별로 들여다보면 `No 재팬` 이후 여행심리에 나타난 변화를 확연히 읽을 수 있다[첨부]. 1~6월 해외여행 지출의향은 40% 내외(39.8~40.9%)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7월 인기 해외 여행지인 일본에 대한 여행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며 해외여행 지출의향이 전월대비 3.2%p 하락한 37.5%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5월(33.3%) 이후 37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3개월이 지난 10월까지 별다른 반전 조짐이 없다. 반면, 국내여행 지출의향은 2019년 10개월간 큰 하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No재팬 운동이 여행시장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컸다. 여행수요가 동남아 등 일본 외 지역으로 상당 수 대체되기는 하였지만 3%p 이상 하락한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여행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의향은 2017년을 기점으로 더 커져 4.7%p까지 확대되고, 2018년에는 6.2%p 차이까지 벌어졌다. △장기 연휴 외에도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로 항공료 부담이 줄었고 △일본·대만·베트남 등 근거리 지역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단기간 여행이 많아진 것도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계속 커지던 해외-국내 지출의향 격차가 모처럼 줄어 2017년 수준의 차이(4%p)로 돌아왔으나, 해외여행 위축에 따른 반사이익을 국내여행이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주된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이지만, 해외여행의 가성비가 더 낫다는 소비자 평가의 영향도 크다. 한번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돌려 세우기란 쉽지 않다. 국내여행 경쟁력 향상이 선행되어야만 집나간 토끼를 다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첨부] 2019 여행비 지출의향 (월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