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앞으로 갈만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알 수 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6~8월 국내에서 여름휴가 여행을 다녀온 19,078명에게 주 여행지가 어디였으며, 그곳이 여행 자원·환경·만족도의 측면에서 어떠했는지를 물었다. 이들 중 대도시와 제주도가 아닌 8개도(경기도, 강원도, 충청남-북, 전라남-북, 경상남-북)의 155개 기초자치 시군을 다녀온 소비자는 14,167명이었으며, 60명 이상이 다녀온 시군은 57개였다. 이 57개 시군을 중심으로 내년 여름휴가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인기 여행지’, ‘볼·먹·쉴·놀·살거리 우수 여행지’, ‘스트레스 없는 청정지역’, ‘숨은 명소’를 추천한다.
1.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여행지는?
올해 여름휴가는 강원도 속초시와 강릉시가 최고의 핫 플레이스였다. 이 둘을 합치면 국내 여행객의 10.4%(속초시 : 6.6%, 강릉시 : 3.8%)가 찾아 16개 광역시도 중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방문한 제주도(9.6%) 보다 더 많다. 이 두 도시와 인접한 양양군과 동해시를 합치면 이 지역은 해변과 산이 어우러진 한국 최고의 인기 여름 휴가지이며, 주로 젊은 층이 많이 찾았다. 이 뒤를 경기도 가평군(3.3%), 충청남도 태안군(2.4%), 전라남도 여수시(2.3%)가 따랐는데, 수도권에서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인근 산이나 서해안을 택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표1> 부문별 최우수-우수 기초자치 시군
2. 볼거리·먹거리·쉴거리·놀거리·살거리는 어디가?
선택한 여행지가 볼거리·먹거리·쉴거리·놀거리·살거리 등 5개 부문에서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각 부문(10점 만점)별로 Top5 시군을 정리했다<표 1>.
볼거리 : 경상북도 울릉군이 압도적인 1위(8.13점)였다. 모든 측면을 통틀어 유일한 8점대로 가보기 어려운 외딴섬의 독특한 풍광과 생활방식이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전라남도의 구례군과 순천시, 경상북도 경주시, 충청북도 단양군의 순이었다. 이들은 각 도내 유명 여행지로 언급되는 곳들이다.
먹거리 : 전라북도 전주시(6.99점)가 1위였고, 그 뒤를 전라남도 순천시-담양군, 전라북도 군산시, 전라남도 여수시가 따랐다. 특이한 것은 Top5 모두가 전라도 지역이었으며, Top10으로 보아도 7곳을 차지했다. 전통적인 남도음식이 여름 휴가철에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보인다.
쉴거리 : 강원도 평창군이 1위(6.92점)였으며, 그 뒤를 강원도 정선군, 경상남도 하동군, 강원도 홍천군-횡성군이 따랐다. 경상남도 하동군을 제외하고 Top5 중 4곳을 강원도 내륙지역이 차지했다. 하동군 역시 부분적으로 바다에 접해 있지만 내륙지역에 가깝다. 내륙 산악지역에서의 휴식이 바닷가 보다 더 만족스러움을 알 수 있다.
놀거리 : 노는 것은 위락시설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다. 1위인 경기도 용인시(6.43점), 강원도의 홍천군과 정선군, 전라남도 여수시, 경상북도 경주시의 순이었다. Top5 중 여수시를 제외한 모두가 내륙지방이라는 점이 특이하며, 유명한 종합위락시설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살거리 : 전반적으로 가장 평가가 낮은 부문(평균 4.66점)이며, 시군별 차이도 적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상품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상북도 안동시(5.42점)가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전라남도 완도군, 경상북도 문경시, 전라남도 순천시, 경상북도 경주시가 따랐다. Top5를 경상북도와 전라남도가 모두 차지했으며, 경상북도의 3개 도시는 오래된 문화·예술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농·축·수산물 등 1차 산업 물품에도 관심이 있지만, 전통문화와 관련된 기념품의 선호가 큼을 알 수 있다.
종합적으로 자원 풍족도는 전라남도 순천시, 여수시, 구례군, 경상북도 경주시, 문경시의 순이다. 1·2·3위를 차지한 ‘순천시·여수시·구례군’은 모두 전라남도 지역으로 여행자원 중 가장 중요한 볼거리·먹거리 두 부문 모두에서 상위권에 들었다. 특히 순천시는 여행환경 쾌적도에서도 Top10에 들어 가장 추천할 만한 여름휴가 여행지라 할 수 있다.
3. 스트레스 없는 청정지역은 어디에?
볼거리·먹거리 등 여행자원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즐길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그 여행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여행자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스트레스는 물가/상도의(바가지)였으며, 그 다음은 청결/위생, 교통환경, 편의시설, 안전/치안 순이었다.
물가/상도의(바가지) : 여행자들이 바가지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의 과소 보다도 부당한 거래를 강요 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스트레스가 가장 적었던 지역은 충청북도 제천시(7.24점), 전라남도 신안군, 충청북도 청주시, 강원도 원주시, 경상남도 산청군의 순이었다. 여름휴가 시즌 직전 큰 악재를 겪은 전라남도 신안군을 제외하면 모두 여행객이 많지 않은 내륙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안군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바가지가 심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역은 경상북도 울릉군, 강원도 속초시-동해시-강릉시였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동해안쪽에서 특히 심했음을 알 수 있다. 한적한 중소도시나 인근 산/계곡을 찾으면 바가지를 염려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청결/위생 :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은 강원도 원주시(7.04점), 전라남도 담양군, 충청북도 제천시, 경기도 용인시, 경상남도 산청군 등 모두 내륙지역이었다. Top10까지도 순천시(짧은 해안이 있는)를 제외하면 모두 내륙지역이다. 이는 역으로 바다/해변가의 청결/위생이 취약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주차 : 교통문제는 여행의 출발부터 귀가까지 모든 과정과 관계가 있다.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곳은 강원도 원주시(7.01점), 전라북도 군산시, 경상북도 문경시, 안동시 등으로 내륙의 중소도시가 많았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큰 곳은 경상북도 울릉군을 필두로 경기도 가평군과 양평군이 뒤따랐다. 최대 여행지인 강원도로 가는 길목이 스트레스가 컸다.
편의시설은 경기도 용인시, 충청북도 단양군, 강원도 원주시, 전라남도 순천시, 충청남도 아산시 순으로, 안전/치안은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군산시, 전라남도 담양군, 충청북도 단양군, 충청북도 제천시 순으로 우수했다.
종합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최악의 시군은 경상북도 울릉군, 강원도 동해시, 속초시, 강릉시, 충청남도 태안군 순이었으며, Worst10을 보면 강원도와 충청남도 해안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강원도 속초시-강릉시-동해시는 경상북도 울릉군과 같이 청결/위생에서 최하위를 차지했으며, 이 지역들은 바가지에서도 최악의 평가를 받은 곳 들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바가지를 썼다면 최악의 여행경험이 될 것이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왔다고 해도 방문객들은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다. 한적한 중소도시나 인근 산/계곡을 찾으면 바가지를 염려할 필요도 없고 청결/위생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4. 숨은 명소 추천
휴가객이 상대적으로 많이 찾지 않았으나(30~59 사례) 종합 만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곳들이 있다. 우수 여행지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각 시도 내에서 1위를 뛰어넘거나 필적하는 점수를 보인 곳을 숨은 명소로 추천한다.
<표2> 전국 8개도별 1위 시군 및 숨은 명소
숨은 명소로 추천하는 곳은 총 6개 시군으로 경기도 연천군, 충청남도 공주시, 경상남도 거창군, 경상북도 영주시, 전라남도 고흥군, 전라북도 진안군이다. 경상남도 거창군과 경상북도 영주시는 700점을 넘는 곳으로 전국적으로도 5위권에 드는 최상위 지역이기에 숨은 잠재 명소로 추천하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연천군과 충청남도 공주시는 60사례 이상 중 해당 도내 1위 시군(경기-양평, 충남-서천) 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 숨은 명소로 손색없다. 전남-고흥과 전북-진안은 도내 2위의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이 고려됐다. 반면 강원도는 도내 상위권에 속하는 작은 시군이 없으며, 충청북도는 전국 평균(640점)이 넘는 지역이 없어서 추천에서 제외했다.
5. 결점 많지만 가볼만한 울릉군
울릉군은 먹거리·놀거리·쉴거리, 바가지·청결/위생·교통/주차 등 다수의 측면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종합 만족도’에서 우수한 평가(4위)를 받았다. 많은 결점이 있지만 볼거리 측면에서 탁월한 1등을 차지한 영향으로 보인다. 울릉도 여행은 여러 불편함을 충분히 예상하고 떠나기 때문에 여행지의 특별한 장점이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상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16개 시도 중 제주도와 부산시가 받은 평가와 유사하다. 제주도와 부산시는 여행 환경에 대해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음에도 종합 만족도와 자원 풍족도 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해외여행에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많은 불편을 각오하고 출발한 여행은 크게 불만스럽지 않다.
|